음주 운전 적발 프로선수, 어찌할꼬[김세훈의 스포츠IN]

축구 선수 음주 운전 금물 관련 이미지. CHATGPT 4o

지난 6월 25일. FC서울은 음주 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된 황현수와 계약을 해지했다. 황현수는 음주 운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을 한 달 넘게 숨겼다가 들통났다. 서울은 계약을 해지했고 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15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1200만원을 부과했다. 황현수가 새로운 팀을 찾아도 초반 15경기에는 나설 수 없다.

며칠 전인 지난 12일. 부산 아이파크는 성호영과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역시 음주 운전 때문이었다. 성호영은 이틀 전 10일 음주 후 대리기사를 호출한 뒤 주차된 차량을 조작하다가 기물과 충돌했다. 이를 본 사람이 경찰에 신고했고 음주 운전 사실이 적발됐다. 성호영은 다음날인 11일 구단에 자진신고했다.

프로축구연맹 상벌 규정을 보자. 혈중알콜농도가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선수는 △8~15경기 출장정지 △500만원 이상 제재금 처분을 받는다. 면허취소에 해당하면 △15~25경기 출장정지 △800만원 이상 제재금이 부과된다. 음주 운전 사실을 클럽에 신고하지 않으면 징계가 가중된다. 선수와 계약해지는 구단과 선수의 몫이다. 축구단은 대부분 선수와 계약을 해지한다.

추석을 앞둔 지난 14일. 프로야구 LG 구단은 음주 운전 사고를 일으킨 이상영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신고했다. KBO에도 음주 운전에 관한 제재 규정이 있다. 면허정지는 70경기 출장정지, 면허취소는 1년 실격이다. 모두 사고 없이 적발된 경우다. 만일 사고를 일으켰다면 추가 제재가 내려진다. 음주 운전한 게 2회 적발되면 5년 동안 KBO리그에서 뛰지 못하며 3회 이상 적발되면 영구 실격된다. 이상영은 14일 오전 성남시 노상에서 면허 취소 수준으로 음주 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다. 이상영은 경찰 음주 측정에 응했고 바로 구단에 신고했다. 이상영은 KBO 규정에 따라 최소 1년간 선수 자격을 잃는다. 아직 LG 구단은 계약을 해지하지 않았다.

축구와 야구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음주 운전으로 적발된 선수는 상당 기간 해당 리그에서 뛰지 못한다. 축구단은 대체로 선수와 계약을 해지한다. 야구단은 리그 규정상 계약기간 중 일방 해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KBO리그나 구단 차원의 징계를 통해 경기에 뛰지 못하는 방식으로 갈음한다.

누구나 음주 운전은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사회적 파급력과 영향력이 큰 공인, 유명인도 마찬가지다. 음주 운전으로 인한 징계는 지금보다 더 세분화되고 더 무겁게 내려져야 한다. 동시에 만에 하나 선수로 복귀할 경우에 대비해 복귀 프로세스 또한 투명하고 공정하게 마련돼야 한다. 이 모든 건 정확한 정보 파악과 합리적인 판단이 선행될 때 가능하다. 적발 장소, 사고 발생 여부, 사고 정도, 경찰의 음주 측정 불응 여부, 혈중 알코올 농도, 자진신고 여부 등에 따라 해당 선수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분류하자.

공인, 유명인은 많은 정보가 공개되게 마련이다. 선수로서 그를 쉽게 용서해주자는 게 결코 아니다. 음주 운전을 한 선수도 그라운드에서든, 그라운드밖에서든 어쨌든 생계를 이어가야 한다. 모든 음주 운전 적발자를 똑같이 ‘죽일놈’ 취급하기보다는 냉정하면서도 합리적으로 구분해서 다뤄야 하지 않을까. 음주운전에 대해 한국 사회가 극도로 예민한 만큼 처리와 정리 과정도 그만큼 예민해야한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